일부 동물들은 단 한 번의 번식 후 생을 마감한다. 이를 ‘단회 번식(semelparity)’이라고 한다. 이 글에서는 생애 단 한 번 번식하는 동물들의 생존 전략과 그 의미를 살펴본다.
모든 것을 걸고 남기는 생명의 흔적
대부분의 동물은 여러 번 번식하며 후손을 남긴다. 하지만 자연에는 단 한 번의 번식으로 생애를 끝내는 특별한 전략을 가진 종들이 있다. 이를 **단회 번식**이라고 부른다. 이 전략은 번식 시점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자신의 생명을 다음 세대에 바치는 방식이다.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수의 후손을 한 번에 남기는 것이 생존에 유리한 경우 이런 전략이 선택된다. 이번 글에서는 단회 번식 동물들의 특징과 그 극적인 생애를 살펴본다.
한 번만 번식하는 대표적인 동물들
1. 연어 (Pacific Salmon)
- 바다에서 자란 후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산란. - 알을 낳고 나면 체력이 고갈되어 대부분 죽는다.
- 이 과정은 후손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는 상징적인 예다.
2. 대왕오징어, 문어
- 산란 후 알을 지키기 위해 먹지도 않고 결국 번식 후 수개월 내에 생을 마친다.
- 문어 어미는 알을 보호하다 죽는 경우가 많다.
3. 주머니쥐 (Antechinus, 호주 유대류)
- 수컷은 짧은 번식기 동안 교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면역력이 떨어져 번식 후 사망한다.
4. 풍뎅이, 매미, 하루살이
- 하루살이는 성체가 되면 번식 후 단 하루나 이틀 만에 생을 마친다.
- 매미는 긴 유충기를 거쳐 성체가 된 뒤 짧은 기간 동안 짝짓기하고 죽는다.
5. 특정 연체동물 (예: 일부 달팽이류)
- 일생 한 번 번식하고 알을 낳으면 생이 끝나는 경우가 보고된다.
한 번의 번식, 끝없는 생명의 순환
생애 단 한 번의 번식으로 생을 마치는 전략은 잔인해 보일 수도 있지만, 자연에서는 종족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생존 방식이다. 연어가 마지막 힘을 다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모습, 문어 어미가 알을 품고 먹지도 않은 채 생을 마치는 모습은 희생이자 헌신의 극치다. 이 과정에서 남겨진 생명들은 다음 세대로 이어져 자연의 순환을 이어간다. 죽음으로 생명을 잇는 방식, 그것이 단회 번식의 본질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