희귀한 외모와 독특한 습성으로 주목받는 반려동물들. 하지만 그 ‘희귀함’ 이면에는 각별한 관리와 환경 조건이 필요하다. 페럿, 슈가 글라이더, 악시오로틀 등 실제 입양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현실적인 주의사항을 전문가 관점에서 정리한다.
‘희귀하니까 키워보고 싶다’는 생각, 정말 괜찮을까?
최근 반려동물 문화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. 고양이와 강아지를 넘어, 사람들은 ‘특별한 무언가’를 원하고 있다. 그 결과, 슈가 글라이더, 페럿, 악시오로틀, 피그미 고슴도치 등 ‘희귀 반려동물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, SNS에서는 이들의 모습이 수만 건 이상의 좋아요와 댓글을 끌어낸다.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. 희귀하다는 이유만으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. 이들은 생태적으로 일반 반려동물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으며, 특정 온도, 습도, 먹이, 활동 시간대, 사육 공간 등 세심한 조건이 맞춰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. 본 글에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희귀 반려동물 중 ‘실제로 입양되는 경우가 많고, 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종’ 중심으로 7가지 대표 사례를 선정해 각각의 특징과 유의사항,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할 책임을 안내하고자 한다.
반려동물이기 전에 야생동물이다 – 대표 종별 요약
1. 슈가 글라이더
야행성이며, 사회성이 매우 강하다. 혼자 두면 스트레스로 사망에 이를 수 있음. 소형견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한 종이며, 곤충성 식단과 활공 가능한 케이지 구조가 필수이다.
2. 페럿
지능이 높고 활동량이 많지만, 실내에서는 배설 훈련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. 사육자는 하루 2~3시간 이상 함께 놀아줘야 하며, 해외에선 광견병 백신 접종이 의무인 지역도 존재.
3. 악시오로틀
멕시코 호수에서 유래한 수생 양서류. 수온 15~18도 유지가 필수이며, 온도 상승 시 스트레스가 커진다. 손으로 만지면 피부 점막 손상 위험이 크며, 여과기 설치와 주기적인 수질 관리가 요구된다.
4. 피그미 고슴도치
은둔형 성향으로 낮에는 대부분 잠을 잔다. 사육자는 일정한 온도 유지(22~27도)와 냄새 배출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. 뾰족한 털로 인해 손에 쥐거나 아이들과 함께 두는 것은 비추천.
5. 카멜레온
습도 60~80%, 입체적 사육장, 자외선 조명 필요. 시각에 의존하는 식사 행동 때문에 살아있는 곤충(귀뚜라미, 밀웜 등)을 먹여야 한다. 물 자주 못 마시므로 분무기로 잎에 물기를 제공해야 한다.
6. 사막여우(페넥)
귀가 매우 민감하며, 청각 과민 반응이 잦다. 사람과의 유대감은 개에 비해 낮고, 배변 훈련은 어렵다. 야간에 활발하고 울음소리가 큰 편이라 아파트 생활에는 부적합할 수 있다.
7. 스핑크스 도마뱀 / 타란튤라 등
법적 제약이 따를 수 있으며, 국내 반입이 금지된 종도 있음. 생태 파괴나 안전 문제로 인해 지방자치단체마다 규제가 다르므로 입양 전 반드시 농림축산검역본부 또는 환경부 고시 사항 확인 필요.
희귀함은 책임감과 함께 다뤄야 한다
희귀 동물의 입양은 단순한 취미나 취향으로 선택될 수 없다. 이들은 자연에서 살아온 생명체이며, 사람의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. 또한, 일부 종은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쉽게 폐사할 수 있으며, 스트레스를 느낀 동물이 사람을 공격하거나 도망치는 경우도 빈번하다. 동물은 장식물이 아니다. 함께 살기로 결정한 순간부터, 우리는 그 생명의 전부를 책임져야 한다. 희귀 반려동물을 선택하기 전, “이 생명을 평생 책임질 수 있는가”라는 질문을 반드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. 반려란, 함께 걷는 길이다. 희귀함을 좇기보다, 동물과 진심으로 연결될 준비가 되었을 때, 비로소 진정한 반려의 시작이 될 것이다.